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공지 2019년 (후반기) 온라인효석백일장 최우수작 관리자 2019-12-31

[아름다운 건망증, 목련]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다. 뭘 가지러 왔을까 잠시 숨을 고른다.

 '열쇠를 챙기려고 왔지.'

  혼잣말로 궁시렁댄다. 도대체 뭘 생각하며 살고 있을까. 셀 수 없이 많다는 몸안의 세포는 차츰차츰 나이가 들면서 죽어 간다는 연구 결과를 접한 적이 있다. 내 정신을 감싸고 있는 기억력도 시나브로 나를 떠나버린 것 같다. 자꾸만 잃어버리는 기억력은 목련꽃과 같아서 소통이라는 잎이 피기 전에 기억이라는 꽃을 먼저 피운 후 속절없이 진다.

잊고 사는 것. 그것은 잃는다는 것하고 어떤 차이가 나는 것일까.

  내일 아침 가지고 갈 자그마한 물건은 잠들기 전에 아예 신발장 위에 놓아둔다. 다음날 물건을 챙기지 않고 그냥 나간다. 이번에는 극약 처방하듯 신발 속에 넣어두기도 한다. 밤새 신발 속 걸음에 익숙해진 물건은 외출을 예감하고 기다리고 있어 잊어버리지 않는다. 손에 든 물건도 두 개 이상이면 돌아올 때는 거의 한 손은 빈손이다. 그래서 내 가방은 언제나 큼지막하다. 중증의 건망증일까. 치매 초기일까. 덜컥 겁이 난다. 목련나무도 제 몸에서 피어나던 목련꽃이 어느 날 갑자기 질 때 서럽고 무서워 겁이 났을 것이다. 내 자신에게 정신 차리라고 다독여 본다.

  어릴 적 할머니는 자주 칭찬을 해주었다.

  "너는 총이 어찌 그리도 맑고 영리하냐!"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면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이야기를 잘 해주는 손녀딸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였다. 지금은 책을 봐도 영화를 봐도 이야기를 들어도 말랑말랑한 살은 다 잊어 먹고 뼈만 간추린다. 정말 병일까? 이런 내게도 잊지 않고 봄만 되면 삐죽이 고개 내밀며 웃음 짓게 하는 사건 하나가 있다. 아무리 잘 잊어버리는 중증의 건망증이 나를 따라다녀도 그 일만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해 봄날, 밤은 참 아름다웠다. 열사흘 달이 이르게 떠 있었다. 헐거워진 마음이 달빛에 환해졌다. 그 달빛에 부끄러운 듯 몸을 여는 꽃나무가 보였다. 베란다에서 밖을 보던 내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어린이 놀이터로 향했다. 그리 크지 않는 목련나무에 옥양목을 똘똘 뭉쳐 놓은 것 같은 꽃이 피어 있었다. 술은 먹어야 취하는 걸 안다지만 꽃에도 취함이 있음을 그때 처음 알았다. 놀이터 의자에 앉아 한껏 꽃에 취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가슴이 간질간질하다. 나는 봄밤을 흔드는 달빛이었고 첫사랑에 잠 못 든 목련꽃이었다. 그래, 내친김에 한 곡 더 뽑자.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흥겹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봄밤은 감미로웠다. 그 순간 퍼뜩 스치는 알 수 없는 불안감. 허겁지겁 뛰어와 아파트 문을 연 순간 매캐한 냄새를 물고 뿌연 연기가 꾸역꾸역 몰려 나왔다. 가스렌지에 올려놓고 간 냄비가 벌겋게 달아올라 바스라질 것 같았다. 가슴이 콩당콩당 뛰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한참이나 허둥거렸다. 간신이 무선전화기를 들고 밖으로 나와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달빛이 하도 고와 밖에 나갔어. 목련꽃에 취해 가곡도 부르고 흘러간 노래도 불렀어. 근데 그 사이에 냄비는 다 타고 집안은 온통 연기 냄새로 집에 있을 수가 없더라구."

  꽃에 취한 듯 연기에 취한 듯 횡설수설했다.

  "언니 정신 차려."

  동생은 큰소리를 쳤다.

  "작년에 핀 꽃 올해 피고, 올해 핀 꽃 내년에 피지. 생전 꽃구경 안 했냐?"

  핀잔이 연기처럼 자욱했다. 그래 그런 소리 들어도 싸다.

  "집에 불 안 난 것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얼른 촛불을 방마다 다 켜 놓아."

  선생님처럼 명령했다. 그래야 냄새가 없어진단다. 그동안 모아 두었던 촛불을 모든 방에 다 켜놓았다. 20자루 넘게 사 모은 형형색색의 촛불을 켜 놓고 보니 그 또한 장관이었다. 달빛, 목련 그리고 현란한 촛불 잔치. 촛불의 작은 흔들림에 세레나데처럼 방안으로 달빛이 흘러들었다. 그 달빛을 감아올리며 움트는 목련꽃들. 황홀했다. 한번쯤 불장난 같은 사고를 쳐 보고 싶었는데 낭만이 가득한 사고 아닌가.

  그 봄밤에 일어났던 건망증을 지금도 잊지 않고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다.

  "모란이 지고 나면 그뿐, 나의 봄은 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그 시인에게 목련꽃 닮은 촛불 연서라도 보내고 싶은 봄날이다

공지 2019년 (후반기) 온라인효석백일장 심사평 관리자 2019-12-31

2019년 후반기 온라인 효석백일장 심사평


  전반기의 인기가 시들해진 모양이다. 응모 작품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이백여 명의 응모자가 삼십여 명으로 줄었으니, 심사를 진행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다. 왜 그런지 궁금하기만 했다.

  전반기 대부분의 응모자가 모 문예 응모 관련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트가 하반기 응모를 안내하지 않은 탓에 이번처럼 응모자가 급감했으리라. 그러니까 이번에 응모한 분들이 진짜인 셈이다. 열심히 써서 마음을 담아 보내신 분들이란 생각으로 글을 읽었다. 전반기에 보내주신 분들이 정성이 부족하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응모자가 줄어서인지, 작품의 수준은 전반기만 못하였다. 그러나 입상권에 든 작품은 나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청춘을 목련으로 나타내고, ‘목련이 지듯 청춘이 진 노년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 아름다운 건망증, 목련은 늙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 우수한 작품이었다. 우수상을 받은 파로호 친구들은 전반기에 비슷한 동화롤 응모한 분의 작품이었다. 동화를 구성하는 능력도 우수하고 삶의 연륜에서 보이는 통찰력도 시사하는 바가 있었다. 이 참가자가 함께 제출한 소설 멧돼지는 구성이나 묘사, 주제 구현 등 여러 면에서 일정한 성취를 보여주나, 아마추어 문예공모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선외가작으로 평가되었다. 그 외에도 단풍을 사랑의 열병으로 옮겨간 단풍’, 고시촌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청춘의 삶을 보여준 서른 하나, 발걸음을 내딛으며등의 작품은 일정한 문학적 성취를 이루고 있어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글를 쓰는 행위는 자신에 대한 반성이자, 전망 모색이자 자기 위안의 행위이다.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고, 자신의 앞날을 모색하려고 해도 어둡기만 하고 또 초라한 자신을 위로하지 못하는 시대일수록 문학은 가치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문학은 위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불행한 시대에, 불행한 사람들에게 문학은 고귀한 빛인 셈이다.

  지금이 불행한 시대라는 반증을 만나는 일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 고통을 피해가지 않고 맞서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은 또 다른 희망을 준다. 이 두 가지를 함께한 한 해가 저물었다.

  새해에는 더 많은 분들의 작품을 기대하며, 응모한 분들에게 새해 만복을 기원한다.


심사위원

김정남(문학평론가, 소설가, 가톨릭관동대 국어교육과 교수)

김남극(시인, 이효석문학선양회 선영위원장)

공지 2019년 (후반기) 온라인효석백일장 입상자명단 관리자 2019-12-31

                    2019 온라인 효석백일장 심사 결과(후반기)

구분

성명

제목

연락처

최우수

현부덕

아름다운 건망증, 목련

010-0000-9113

우수

김완수

파로호 친구들

010-0000-9074

우수

이은정

단풍

010-0000-2960

장려상

정희원

서을 하나, 발걸음을 내딛으며

010-0000-9223

장려상

정순옥

요셉, 나의 아버지 요셉

010-0000-0917

장려상

조정일

노숙자

010-0000-5909

선외가작

김완수

멧돼지

010-0000-9074

가작

김산

아이스크림

010-0000-8131

가작

안세빈

내친구 황금나팔

010-0000-4421


 


1 2019년 온라인 효석백일장 안내 관리자 2019-04-04


2019년 온라인 효석백일장 요강


 


가산 이효석 선생님의 고귀한 문학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이효석문학선양회에서는 온라인 효석백일장을 열어 많은 분들과 문학의 아름다움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1. 응모 부문


시부문, 산문부문(나이, 학력 상관없이 접수함)


2. 응모 기간


연중(630, 1230일로 구분하여 시상)


3. 응모 방법


작품을 쓰신 후 참가신청서를 작성하여 아래 두 방법 중 한 방법을 선택하여 응모함.


(참가신청서 내려받기: 효석문화제 홈페이지)


이메일로 접수하기: 이메일 주소(bomnal2323@hanmail.net)로 보내기


홈페이지에 작품 올리기


- 효석문화제 홈페이지 -봄날 이효석 온라인효석백일장 '란에 에 작품 올리기


 


4. 시상(부문 상관없이 시상함.)


- 최우수(1): 상품 20만원, 기념품, ()이효석문학선양회이사장상


- 우수 (2): 상품 10만원, 기념품, ()이효석문학선양회이사장상


- 장려 (3): 상품 5만원, 기념품, ()이효석문학선양회이사장상


5. 문의: ()이효석문학선양회(335-2323)


6. 심사: 시부문과 산문부문으로 나누어 본회 임원, 외부 문인 위촉하여 심사


7. 시상


입상자 발표: 상반기 710, 하반기 110,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게재


시상 방법: 시상한 분의 주소지로 상장과 상품 우송


8. 기타사항


- 작품 응모 시 나이, 성명, 주소, 연락처를 꼭 기재하시기 바랍니다.


(차후 심사 및 시상에 꼭 필요합니다.)


- 제출하신 작품이 표절이나 대필로 밝혀질 경우 입상을 취소합니다.


- 응모한 작품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 입상작은 차후 효석백일장 수상 작품집에 수록할 수 있습니다.


 


()이효석문학선양회




" 참가신청서 " 는 다운로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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