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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2019년 (전반기) 제1회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최우수작 관리자 2019-07-10


낯익은 시대의 초상


 - 깨뜨려지는 홍등을 읽고 -


1930년에 태어난 소설을 2019년에 읽어본다. 해묵은 식민의 시대로 건너가는 일은 제법 생경했지만 의외로 흥미로웠다. 그동안은 이효석이란 이름을 떠올리면 메밀꽃 필 무렵부터 자동 연상되고는 했다. 소설을 읽으며 음미하기보다는 암기부터 해야 했던 빈한한 학창시절을 보낸 탓일 게다. 해서 이번에는 그저 마음이 가는대로 이효석의 소설들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찬찬히 책장을 넘기는데 깨뜨려지는 홍등에서 슬몃, 가슴이 저려왔다.


이런 소설을 읽는 일은 서글프다. 사는 일은 왜 늘상 살 궁리를 필요로 하는 걸까. 깨뜨려지는 홍등에는 사는 궁리 끝에 삶이 궁지에 몰린 어린 여성들이 등장한다. 각기 다른 사연으로 사창가로 팔려와 모진 학대를 당하며 살아가는 봉선이, 채봉이, 부영이, 명자, . 작가는 이 가엾은 창녀들에게 하나 하나 이름을 붙여준다. 이름이 존재의 방증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제 육신이 여성인 탓에, 또 제 고국이 식민지인 탓에 억울하게 스러져야 했던 일제강점기 여성-인간들의 운명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작가의 진심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견디면 견뎌지는 어떤 것을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 게 인간일까. 과연 인간다운 삶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 것인지, 그런 것이 정말로 존재할 수나 있는 것인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 소설의 여성들은 스스로의 삶이 인간답지 못하다고 자각한다. 저마다 이름을 가졌음에도 사창가의 여성들은 인간 존재로 존엄하게 대접받지 못하고 남성과 포주의 욕구를 채우는 물건으로 전락한 채 생계를 이어온 까닭이다. 인간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때로 인간됨을 버려야 하는 아이러니. 그녀들은 조악한 시대가 유린해버린 서글픈 여권(女權)과 인권(人權)들의 초상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효석은 자신이 관통해온 어두운 시대의 상흔을 잉크 삼아 당시 식민지의 황망한 풍경을 보여주며 당대성을 획득한다.

이 소설이 인상적인 것은, 여성들이 자신이 처한 사회적 문제 속에 함몰되지 않고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능동적으로 자기 변화를 꾀해 한 사람의 인간 존재가 되기를 자처했다는 점이다. 이는 작금의 페미니즘 열풍과도 맞닿아 있는 모습 같아 마치 동시대 소설을 읽는 듯 자연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이 문둥이 같은 놈의 세상이, 놈들의 농간이, 우리를 이렇게 기구하게 맨들지 않았는가?”


이 피맺힌 절규를 읽으며 생각해보았다. 식민지 시대의 여성들과 현대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는 얼마나 다르면서도 가까운가. 그 사실을 생각하면 일순 가슴이 갑갑해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식민지 시대의 그녀들은 당차게도 포주와 협상하기 위한 요구서 비슷한 것을 스스로 작성해내는데, 그것이 오빠들의 예를 본받아서작성되었다는 점이 여성 캐릭터의 시대적 한계를 보여준 것 같아 조금은 씁쓸했다. 그러나 문제를 인식한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공의 의식 성장을 이루어내는 풍경만큼은 자못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사흘간 지속된 단식투쟁은 자신의 처지를 단순히 팔자로 치부하던 봉선의 여성적 한계 의식을 완전히 깨부수고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게 한다. 봉선이 돌을 던져 홍등을 조밥처럼 깨부숨으로써 홍등으로 표상되던 여성성의 한계는 죽음을 맞는 것이다. 그리고 여성성과 인간성의 회복은 이제 여성이자 인간으로 존재하기를 결심한 봉선의 선언적인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다시 일을 하나 봐라. 이놈의 집에, 이 더러운 놈의 집에 다시 있는가 봐라.”


이효석은 깨뜨려지는 홍등을 통해 사회적 약자 계급인 노동자와 여성에게 당면한 현실의 문제와 맞서 싸우라고 주문하는 듯하다. 나아가 존엄한 인간 권리의 정당한 쟁취가 가능한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그는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간적인 고통을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는다. 배가 고파 몸을 팔았으나 더 배가 고파 동맹 파업을 하게 되고, 단식 투쟁으로 주린 배를 빵으로 채우자 권리 주장에 힘을 낼 수 있다는 서사는 참으로 인간적이다. 작가는 삿된 세상과 막연히 화해하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사회와 인간의 고통을 공감하게 만든다. 삶의 불우함과 부조리를 잊지 않으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라고 이야기한다. 그 직선적 열정과 고투가 승리로 귀결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홍등은 깨뜨려졌으나 여성들의 파업이 성공했는지는 끝끝내 말해주지 않는다. 여성들의 선언은 완료되지 않고 현전한다. 바로 그 점이 이 소설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한다. 그것이 2019년인 지금에 와서도 이 소설이 공명할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인간이라는, 여성이라는, 노동자라는 존재들의 희망을 맹목적으로 기대하지는 못하겠다. 다만 우리의 희망에 차도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지나간 시대를 지난하게 버티다 간 여성이자 노동자이자 인간이었던 이들의 모습을 가만히 상상해본다. 그녀들은 무엇을 위해 연대를 선택한 것일까. 연대만이 희망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연대 보다 더 나은 방법은 알지 못하기로, 나는 다시금 옛 사람의 소설을 집어들게 될 것 같다. 붉은 등을 깨뜨린 돌처럼 단단한 소설의 힘을 생각한다. 내 안에는 어떤 홍등이 켜져 있을까, 나는 무엇과 맞서 싸워야 할까. 붉은 등을 겨누며 힘껏 돌을 던져본다. 아직도 깊은 밤의 속이다.



공지 2019년 (전반기) 제1회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심사평 관리자 2019-07-10


심사평


먼저 이효석 선생의 작품을 읽고 독후감을 보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올해 처음으로 마련된 이 자리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 이효석 선생의 작품의 가치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있는 자리입니다. 그 마음이 널리 통했는지 많은 분들이 독후감을 보내주셨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의 감상문을 읽으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습니다. 다들 깊이 작품을 읽으셨고, 자신의 삶이나 사회의 문제와 연관하여 그 의미를 찾아내고 계셨습니다. 일부 감상문에서는 문학을 오랫동안 공부한 역량이 보이기도 했고, 일부 감상문에서는 문학을 삶의 일부로 내면화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이지안씨의 감상문은 이효석 선생의 초기작인 깨뜨려지는 홍등을 대상으로 한 글입니다. 작품의 구조와 가치를 일목요연하게 찾아내고 있으며,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작품의 현재적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어 감상문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특히 문학 작품을 통해 사회의 문제를 생각하고, 이를 문학적으로 이해하는 독자의 깊이가 잘 나타난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우수상을 받은 구설영’, ‘권아영씨 감상문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문학적 글쓰기의 공력이 보이는 구설영씨의 빛나는 표현들은 다른 장르 창작으로 역량을 쏟으실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권아영씨의 글에서 느껴지는 문학 공부의 깊이는 또다른 감상문 쓰기의 가치를 느끼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장려상까지 선정한 후 탈락한 감상문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들 상을 받을 만한 빛나는 생각과 표현이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작을 뽑기로 했습니다. 수상명은 가작이지만 다들 우수한 글들이었음을 밝힙니다.


이번 공모에 초등학생의 글이 다수 접수되었습니다. 이 글들을 어른들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어 심사의 고민이 컸습니다. 우선 초등학생의 글 중 가장 잘 쓴 글 한 편만을 뽑아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초등학생부와 일반부를 구분하여 공모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덧붙입니다.


감상문을 읽으면서 다수의 글이 메밀꽃 필 무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이효석 선생의 다른 작품도 폭넓게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봤습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일은 힘들지만 행복한 일입니다. 특히 독후감 읽기는 나와 다른 생각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고, 그 과정에서 문학의 가치를 새롭게 경험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번 응모작을 읽는 동안 그 행복을 느꼈기에 가치 있는 시간이었음을 밝힙니다.


하반기에도 빛나는 감상문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심사위원


김정남(문학평론가, 소설가, 가톨릭관동대 국어교육과 교수)

김남극(시인, 이효석문학선양회 선영위원장)


 


공지 2019년 (전반기) 제1회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입상자 명단 관리자 2019-07-10


2019(전반기) 1회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입상자 명단


수상명

성명

주소

연락처

제목

최우수상

이지안

대구시 수성구

010-0000-0010

낯익은 시대의 초상

-깨뜨려지는 홍등을 읽고-

우수상

구설영

전북 전주시 완산구

010-0000-9188

다시, 그 따스한 세계 속으로

-이효석의 석류를 읽고-

우수상

권아영

서울시 동대문구

010-0000-8938

우회적 저항작가로서의 이효석

-이효석 초록의 탑()을 읽고-

장려상

최미경

부산시 남구

010-0000-6681

낙엽기를 읽고

장려상

박다예

경기 안산시 단원구

010-0000-6810

자연과 이야기의 조화-이효석

장려상

서유진

인천시 먼우금로

010-0000-5991

이효석 분녀를 읽고 나서

장려상

김정현

대구시 동구

010-0000-1057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가작

차한솔

부산시 부산진구

010-0000-6258

수탉을 읽고서

-회피에 최선을 다하는 노력-

가작

서희정

광주시 서구

010-0000-1335

봄의 들녘에서

-을 읽고

가작

송가영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010-0000-9908

지금 다시, 그리워하자

가작

안수완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010-0000-5809

을 위한 돈

가작

오정진

부산시 진구

010-0000-3198

영원한 유령도시

-도시와 유령을 읽고

가작

정희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010-0000-1480

산이 주는 특별한 선물

가작

김가은

서울시 송파구

010-0000-8925

운명 앞의 장님

-가을과 산양을 읽고

가작

김희정

경기도 남양주시

010-0000-8821

메밀꽃 필 무렵

가작

하예린

울산시 중구

010-0000-8594

우리 곁의 유령들

가작

장혜지

경기도 파주시

010-0000-0828

버터 한 입의 행복

-이효석의 일요일을 읽고

가작

조성숙

서울시 구로구

010-0000-6131

자연과의 교감 소박한 삶을 꿈꾸며

-이효석의 을 읽고

가작

박정임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010-0000-5607

을 읽고

가작

박건영

부산시 기장군 가동초등학교

010-0000-3720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공지 이효석작품독후감대회 공지 관리자 2019-07-02


'이효석작품독후감대회에 참가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 인사드립니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이효석 선생의 작품을 읽고 독후감을 보내주셨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심사를 마무리하여 입상자를 발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응모자는 56명입니다.


 


이효석 선생의 빛나는 작품을 보다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길 기원하면서,


심사 결과는 최우수상 수상 작품과 함께 발표하겠습니다.'


공지 홈페이지 참가신청서 및 작품 파일접수 관리자 2019-06-27

안녕하세요.

이효석 문학선양회입니다.

홈페이지 접수를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어 개선하려 합니다.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와 온라인효석백일장 접수를 봄날 이메일접수와 함께 홈페이지에서도 올리실 수 있는데요.

현재 홈페이지 접수는 참가신청서 및 작품 파일을 올리시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접수와 동시에 홈페이지내에서 삭제해 드리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수정전까지 번거로우시더라도 작품파일과 참가신청서는 봄날 이메일 (bomnal2323@hanmail.net) 로 신청해주시고,

작품은 집적 작성하여 올려주셔도 됩니다.

이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공지 2019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안내 관리자 2019-04-04


2019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요강


 


가산 이효석 선생님의 고귀한 문학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이효석문학선양회에서는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를 열어 많은 분들과 이효석 선생 작품의 아름다움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1. 참가 대상


누구나 (나이, 학력 제한 없이 참가 가능)


2. 대상 작품


이효석 선생이 쓰신 작품이면 모두 가능함.


3. 응모 기간


연중 (630, 1231일로 구분하여 시상)


 


4. 응모 방법


홈페이지에 독후감 올리기 (아래 두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세요.)


- 이메일로 접수하기: 이메일 주소( bomnal2323@hanmail.net )로 보내기


- 이효석문화제 홈페이지 -봄날 이효석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에 독후감 올리기


 


5. 문의


()이효석문학선양회(335-2323)


6. 시상


시상내역


- 최우수(1): 상품 20만원, 기념품, ()이효석문학선양회이사장상


- 우수 (2): 상품 10만원, 기념품, ()이효석문학선양회이사장상


- 장려 (3): 상품 5만원, 기념품, ()이효석문학선양회이사장상


심사위원: 본회 임원과 외부 문인을 위촉함.


시상 방법: 시상한 분의 주소지로 상장과 상품 우송


입상자 발표: 상반기 710, 하반기 110,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게재


7. 기타


- 독후감 응모 시 성명, 주소, 연락처를 꼭 기재하시기 바랍니다.(차후 시상에 꼭 필요합니다.)


- 제출하신 독후감이 표절이나 대필로 밝혀질 경우 입상을 취소합니다.


- 응모한 독후감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 입상작은 차후 효석백일장 수상 작품집에 수록할 수 있습니다.


 


 


()이효석문학선양회학선양회




17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김민준 2019-06-30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16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권도윤 2019-06-30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15 이효석 작품 독후감 대회 이예진 2019-06-30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14 이효석 작품 독후감 대회 이혁진 2019-06-30
메밀꽃 필 무렵
13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박건영 2019-06-30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12 이효석 작품 독후감 대회 김민주 2019-06-30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11 이효석 작품 독후감 오서준 2019-06-30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10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응모 전대산 2019-06-30

2019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대학부 응모작품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나는 중학교 때 읽었던 메밀꽃 필 무렵을 다시 한 번 읽으며 희미한 기억 속으로 빠져 들고 말았다. 이효석의 단편소설로 우리에게 알려진 메밀꽃 필 무렵은 강원도 평창일대를 소설의 장소로 삼아 소설을 읽는 동안 마치 한 장의 아름다운 풍경을 연상시키는 서정적인 느낌을 음미하게 만들었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허생원은 가족도 없는 홀홀 단신으로 장이 열리는 곳마다 찾아다니는 장돌뱅이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데 왼손잡이라는 이유와 얼금뱅이라는 이유로 여자와 가까이 하지 못하는 소외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주변 상황이 이러다 보니 장이 서는 곳마다 빠지지 않고 찾아다니는 허생원은 나귀를 친구 삼아 지내는 생활에 점점 익숙해 졌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아 살아가는 조선달이라는 친구와 떠돌이처럼 생활해 오고 있었는데 어느 날 주막집에서 주모와 동이 청년이 농을 서로 주고 받는 모습을 보고 그만 화가 난 나머지 동이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은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술을 파는 주모와 농을 주고받는 사람은 한 두명이 아닌데 그딴 일로 허생원에게 뺨을 맞을 정도로 동이가 잘못한 것 같지는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굳이 덪붙여 말을 하자면 허생원을 웃사람으로서 대우해주는 예의바르고 성실한 청년 동이는 그런 허생원에게 젊은 혈기를 내세워 따지거나 대들지 않는 마음이 너그럽고 착해 보였다.
그리고 그날 밤 허생원과 조선달, 동이는 다음 장이 열리는 대화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산길을 걷는데 그 길은 메밀꽃이 한가득 주위에 피어서 한명씩 지나갈 수밖에 없어 허생원과 조선달, 동이가 나이 순서대로 그 길을 지나간다.
그러면서 조선달은 예전에 자기가 만났던 여자와 얽힌 추억을 하나씩 풀어놓는데 동이는 그 이야기를 듣지도 못하고 고개를 넘어가고 동이는 그동안 아무에게도 하지 않은 자기 가족 이야기를 허생원과 조선달에게 들려주자 그 충격 때문인지 허생원은 하천을 건너다가 그만 물에 빠지게 된다.
그러자 동이는 허생원을 구해내 등에 엎고 건너게 되며 하천을 건넌 후에 허생원은 나귀를 붙잡고 있는 동이가 자신과 똑같은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정말 우연치고는 대단해 보였다. 어떻게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많은지 그것은 어쩌면 허생원과 동이를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는 오늘 이 책을 읽으며 메밀꽃 필 무렵이란 책을 예전에 읽었던 것과 다른 느낌을 받았고 허생원이 젊었을 때 만난 여인의 아들이 동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고 예전에는 이런 일이 많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책속에서 만나보게 되어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나게 된 동이와 허생원은 장돌뱅이 생활을 하면서 텅 비었던 마음 한켠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은 것 같아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걸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고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둘러싼 울타리 같은 가족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9 이효석 작품 독후감 대회 응모작품 전대원 2019-06-30

2019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대학부 응모작품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내가 책속의 길에서 만나 허생원의 직업은 장돌뱅이로 장이 서는 곳마다 찾아다니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어느 날 자신이 묵고 있던 충주댁네로 돌아온 허생원은 젊은 장돌뱅이 동이가 충주댁과 시시덕거리는걸 보고 질투가 난 나머지 동이를 나무라는 것도 모자라 손지검까지 하는 것은 자기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제 3자로서 조금 고한 행동이다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당나귀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달려와 알려주는 동이의 착한 행동에 화를 누그러뜨린 허생원은 동이와 대화장까지 칠십리 밤길을 동행하기로 한다.
아무리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서라지만 어두운 밤길을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간다는 것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홀로 걸어가며 찾아오는 외로움과 혹시라도 나타날지 모르는 도둑을 예방하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위험해 보이는 밤길을 같이 걸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 하나가 커다란 위안처럼 보였다.
그리고 달밤에 하얗게 펼쳐진 메밀꽃밭의 풍경속에서 허생원은 젊었을 적 봉평 성서방네 처녀와의 하룻밤 인연을 이야기하는데 평생을 홀로 살아가는 허생원에게는 그 인연이 평생을 간직한 그리움이요. 살아갈 힘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동이도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란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동이의 이야기를 듣던 허생원은 개울에서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동이의 등에 업혀 개울을 건너며 동이 모친의 친정이 바로 봉평이라는 것과 동이가 자신처럼 왼손잡이 라는 걸 알게 된다.
딱 꼬집어 동이가 허생원의 친자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동이가 어쩌면 허생원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암시와 함께 마무리되는 이야기는 묘한 여운을 길다랗게 남겨 주었다.
나는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소설에서 허생원과 동이의 혈연관계를 암시하는 치밀한 구성을 엿 볼 수 있었고 달빛 아래 메밀꽃이 하얗게 핀 밤길을 배경으로 얽은 얼굴 때문에 여자와는 별다른 인연을 꿈꿀 수 없었던 허생원의 애틋한 사랑을 한 장의 그림처럼 잘 나타내 주고 있었다
지금은 우리 주위에서 사라져간 옛날 풍경이지만 메밀꽃 필 무렵이 씌어진 1900년대 당시에는 장터를 전전하는 장돌뱅이가 많았을 거라는 주측을 하며 주인공 허생원이 어느 장날, 장터에서 젊은 장돌뱅이 동이를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 다행스러워 보였다.
아마 허생원이 동이라는 청년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정말 허생원을 평생을 홀로 살아야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손찌검까지 하는 실랑이를 벌이고 허생원의 당나귀가 봉변 당하는 것을 말려주고 대화장으로 가는 밤길을 함께 걸으며 옛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공교롭게도 동이가 자신처럼 왼손잡이임을 알게 되는 내용을 읽으며 가족이면서도 가족을 선뜻 알아보지 못하게 사람을 가로 막은 세월의 장벽을 느끼며 가슴이 먹먹해지고 말았다.
조금은 어설퍼 보이지만 인연을 중요시한 우리 민족적 정서가 책속에 담겨 있고 세상에서 무엇보다 소중히 해야 할 인연을 느끼게 하면서 가슴 시린 사랑의 그림자를 엿보게 하는 메밀꽃 필 무렵은 아직도 우리 가슴에 와 닿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두고 두고 기억되는 아름다운 메밀꽃밭의 모습과 한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평생을 장바닥으로 돌아다닌 장돌뱅이 허생원의 애틋한 사랑이 가슴을 울리는 이 소설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 강원도 봉평을 찾는 계기가 되고 사람 사이를 보이지 않는 줄로 이어주는 인연의 소중함을 알아나가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안고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8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전대진 2019-06-30

2019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고등부 응모작품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내가 이번에 읽은 메밀꽃 필 무렵은 강원도 봉평을 장소적인 무대로 활용하고 있는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 멀어진 장날에 대한 기억이 아련하지만 장터에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팔며 살아가는 허생원은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도 말도 걸지 못하는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짐을 옮기는데 필요한 나귀에게 자상한 애정을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정이 많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허생원이 충주장에 가다가 그곳에서 여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작부들과 농지거리를 주고받는 동이라는 청년을 보고 잘못된 행동을 꾸짖는 의미로 따귀를 갈겨주는데 허생원에게 따귀를 맞은 동이는 홀로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열심히 살아가는 효성스럽고 예의바른 청년이었다.
갑자기 허생원의 전 재산과 다름없는 나귀가 놀라 날뛰자 자신의 뺨을 때린 사람이 허생원이라 미운 생각이 들었을 텐데, 얼른 달려와 알려 준 것이 바로 자신에게 얻어맞은 동이였기 때문이다. 이런 우연을 계기로 좀더 가까워진 허생원과 조선달 그리고 동이는 다음 장이 열리게 될 대화를 향해 가면서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하다가 허생원이 들려주는 처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옛날 청춘 남녀의 밀회 장소로 알려진 물방앗간에서 성서방네 처녀와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함께 한 이야기와 달도 차기 전에 집밖으로 내침을 당하여 아버지의 얼굴조차 모르면서 자란 동이의 슬픈 이야기는 어쩌면 무심코 지나치는 우연치고는 필연에 훨씬 가까워 보였다.
더구나 다리가 없는 개울을 건너다 물에 빠진 허생원을 구해준 동이의 이야기를 듣고 동이 어머니가 살고 있다는 제천으로 가면서 허생원이 알게 된 것은 동이가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라는 놀라운 사실이었다.
내가 읽은 메밀꽃 필 무렵에서는 허생원과 동이를 하나로 이어주는 혈연관계를 직접적으로 속 시원하게 알려 주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허생원과 동이가 남이 아닐 것 같다는 점을 알려주고 머지않아 동이 어머니까지 가족 모두가 한 장소에서 만날 것을 예상하게 만드는 숨은 기대를 갖게 만든 소설이었다. 
우리는 언젠가 헤어졌던 혈육이 어느 장소에선가 다시 만나는 것을 운명의 장난이라 말하지만 떠돌이 장사꾼에 불과한 허생원이 성서방네 처녀와 맺은 인연이 동이라는 결실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 것을 보면 사람의 인연이란 말로 설명하기에는 묘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오늘, 메밀꽃이 하얗게 핀 밤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눈앞에 그리며 물레방앗간에서 시작된 숨은 이야기를 엿듣는 가운데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강원도의 모습을 떠올렸고 이제 핏줄로 이어진 부자임을 확인한 허생원과 동이가 장을 떠도는 떠돌이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세 사람이 모두 서로 아껴주며 행복하게 살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속에 나있는 메밀밭 길을 걸어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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