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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2020(하반기)온라인독후감대회 최우수작 사무국 2020-12-15

왜 메밀꽃은 흐드러지게 피는지.


  두어 해 전, 나는 아이를 데리고 봉평에 갔다. 초가을, 가끔 선선한 바람이 불긴 했지만 뜨거운 뙤약볕을 가리지는 못했다. 낭만적인 여행을 기대했으나, 덥다고 징얼거리는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애엄마가 호젓한 여행이 웬 말이냐며 나를 다독였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왔으니 내 유년 시절, 짧은 이야기 하나에서 펼쳐졌던 잊지 못할 절경을 나는 기필코 보고야 말겠다며 이효석 생가로 걸음을 옮겼다

  내가 처음 이효석의 이야기를 접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 한 한국문학 단편선에서 였다.공부해야 할 과목은 많은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책까지 읽어야 한다는 게 절망스러웠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래서 당시 대입 시험에 종합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작품들을 모은 책을 숙제하듯 읽고는 하였는데, 당시 메밀꽃 필 무렵의 첫 구절은 대입을 앞둔 한 수험생의 긴장의 끈을 순간 뚝-하고 끊어 놓는 느낌이었다.

  ‘여름 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이야기가 시작되는 장터의 모습은 그저 장사가 영 시원치 않은 여름날의 한 장날의 모습이었다. 어린 시절, 내 고향에는 전국으로 유명한 장이 섰는데, 여름 겨울 할 것 없이 매5,,10일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곤 하였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그 시장 한복판을 가로질러 가야만 했는데, 아침 등굣길에 벌써 슬슬 기미가 보인다 싶으면 그날은 어김없이 오일장이 서는 날이었다. 학교가 파하고 집에 돌아갈 때에는 내가 걷고 있는 건지, 사람에 떠밀려 가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앞으로 조금씩 나아갈 뿐이었는데, 가뜩이나 키가 작았던 나는 내 고향말로- 어른들 허리 윗께를 보며 그저 앞으로 가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었다. 소설 속 장터의 모습은 내가 경험했던 그 장터와는 매우 다른 풍경이었음에도 나는 첫 구절에서부터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마음이 허물어졌다.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졌지만, 그 첫 구절이 유난히도 마음에 박혔던 것은, 아마도 해는 중천이지만 장판은 벌써 쓸쓸했던 그 장면이 마치 대입을 앞둔 내 모습 같아서였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고작 3학년 시작 언저리에서 마음과 열정이 소진되어 버린 듯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대입 준비를 위해 시작했던 책의 첫 구절에서 나는 이효석을 처음 만났다. 그때는 글의 주제니, 갈래니, 전지적 작가 시점이니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때였으므로 사실 온전히 글에 빠져들지는 못했다. 글 속에서 뿌여니 풍겨오는 메밀꽃 냄새를 맡기 보다는 그저 읽고 외우고,  5지선다 문제의 답을 고르는 더운 햇발이 벌여 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그런 일상의 반복일 뿐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바쁘게 살면서 메밀꽃 향이 잊혀져 갔다. 되돌아보니 태엽 바퀴 맞물려 돌아가듯이 쉼 없이 달려왔던 것 같다. 3 언저리의 그때처럼 말이다. 이효석의 작품을 처음 만났던 고등학교 시절 이후로 나는 몇 번이고 다시 메밀꽃 필 무렵을 찾아 읽었다.그리고 매번 다른 이효석을 만났다. 3의 내가 쓸쓸한 장판과 휘장에 유독 눈이 시렸던 것처럼, 지금의 나는 또 다른 메밀꽃 핀 달밤의 산길을 만난다.

  『메밀꽃 필 무렵은 장이 파하고 어스름한 저녁, 주인공 허생원이 동료들과 함께 대화장터로 가는 길을 배경으로 한다. 허생원은 평생 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장돌뱅이이다. 못난 얼굴과 소심한 성격, 마음이 다 드러나는 솔직한 낯이 그를 낯설지 않게 했다.  그는 인생에서 딱 한번 처녀를 만나 하룻밤을 지냈던 추억이 있는데, 조선달이 이 이야기를 몇 번이고 들은 것으로 보아, 그 추억이 허생원의 삶에 원동력이었던 것 같았다. 장터를 돌며 평생을 살던 허생원은 늙고 지쳤지만 생업을 그만두지도 못하는 힘든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러한 삶조차 고통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어쩌면 그가 달빛이 비추는 메밀꽃과 졸졸 흐르는 개울이 있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옛 추억을 되새기며 밤길을 걷는 정경 역시 고단한 장돌뱅이의 삶과는 무관해 보인다. 소박하게 아름다운 봉평의 산길에서 들려오는 한 장돌뱅이의 옛이야기는 따뜻하고 정감 있다.

  문학관을 보고 나오는데, 날은 맑은데 예고되지 않은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졌다. 아주 짧은 시간, 아이는 유모차에 잠들어 있었고,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그 길에서 그동안 마음속으로 무수히도 많이 상상했던 하얀 메밀꽃밭을 바라보았다. 문득 책의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다. 내 걸음도 허생원의 걸음처럼 해까워졌다. 멀리서 나귀의 방울 소리가 벌판에 청청하게 울리는 듯했다. 오늘 밤은 달이 얼마나 기울까.

  아, 이제야 알겠다. 왜 메밀꽃은 흐드러지게 피는지.

   오래간만에 메밀꽃이 피는 그곳에 가 보고 싶어. 동행하려나, 아들?”

공지 2020년 (하반기)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심사평 사무국 2020-12-15

2020년 이효석 작품 독후감 대회(하반기) 심사평


   코로나-19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가 엉망이 되었다. 늘 만나 정을 나누던 사람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 마스크가 내 몸이 된 지 오래다. 기약 없는 싸움을 하는 듯한 요즘, 문학의 가치를 다시 생각한다. 꿈꿀 수 없는 것을 꿈꾸는 것, 갈 수 없는 곳을 가는 것,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만나는 것. 문학 안에서는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문학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일 중의 하나가 지난 시대의 작품을 다시 읽는 일이다. 그 시대의 문제를 지금 되돌아보는 것, 그리고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는 것. 코로나-19가 창궐해서 우리의 상식적 삶을 위협하는 시대에 우리가 할 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100여 편의 독후감을 읽으면서 이효석의 작품을 다시 읽는 일도 그런 일이라는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과반에 가까운 독자가 현 시점의 고민과 갈등을 작품을 읽는 과정에 투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곧 이효석의 작품이 현재에도 의미가 크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대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이 이효석 문학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지희 씨의 왜 메밀꽃은 흐드러지게 피는지는 한 편의 아름다운 산문을 읽는 듯한 기쁨을 주었다. ‘메밀꽃 필 무렵을 문제 풀이의 대상으로 처음 만난 학창 시절부터 결혼을 하고 아이와 함께 소설 속 장면을 체험한 최근까지의 감상을 담은 우수한 글이었다. 한 편의 작품이 오랜 시간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작품이 어떻게 세대를 이어 전승되는지 감각적인 문장을 통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수상을 수상한 강서영 씨의 자연에 스며듦을 지향하며, 이효석의 을 읽고는 작품의 배경이자 표제인 의 의미를 주인공 중실의 자연 인식을 중심으로 분석한 글이다. 작품을 꼼꼼하게 읽고 연관된 의미를 찾아내었으며, 현 시대인의 자연 인식을 되돌아 보게 하는 글이었다. 또 우수상을 수상한 이진목 씨의 희망과 변화 그리고 계절-계절을 읽고서는 작품 속 인물의 갈등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한 글이었다. 특히 등장 인물 중 여성이 가지는 시대적 인식에 대해 주목하면서 인물의 행위와 가치 판단의 양상을 세심하게 찾아내어 작품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다.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의 글이 나름의 경험과 가치관을 담고 있어 우수한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메밀꽃 필 무렵, 도시와 유령등 대표작 몇 편에 대한 감상문이 대부분이라는 점이었다. 간혹 약령기와 같은 작품을 대상으로 한 글이 있었는데, 이효석의 작품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좀 더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도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어린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했다. 다들 열심히 읽고 썼으니 합당한 대접을 해야 함에도 상위권으로 뽑지 못했다. 좀 더 읽고 생각해보면 더 좋겠다는 심사위원의 바람이 담겼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다만, 학생들의 학년을 감안하여 우수한 글은 가작으로 뽑았다.

  코로나-19는 이효석문학관에도 영향을 미쳐 계획했던 많은 일들이 취소되었다. 언젠가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문학관을 찾는 가족의 풍경을 볼 수 있겠지만, 그날이 요원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우리는 늘 어려움을 잘 이겨왔다. 다가오는 2021년에는 좀 더 풍성한 일로 많은 분들을 초대하는 이효석문학관을 기대해본다.

심사위원

문학평론가 김정남(가톨릭관동대 국어교육과 교수, 소설가)

시인 김남극(이효석문학선양회 선양위원장)


공지 2020년 (하반기)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입상자 명단 사무국 2020-12-15

          2020년 이효석 작품 독후감 대회(하반기) 입상자 명단

등위

성명

작품명

연락처

비고

최우수상

박지희

왜 메밀꽃은 흐드러지게 피는지

010-0000-7585

 

우수상

강서영

자연에 스며듦을 지향하며-이효석의 을 읽고

010-0000-5332

 

우수상

이진목

희망과 변화 그리고 계절-‘계절을 읽고서

010-0000-7596

 

장려상

박지영

하산-이효석의 을 읽고

010-0000-1913

 

장려상

남대현

분녀를 읽고-본능에 따르는 상대적 행복에 대하여

010-0000-0817

 

장려상

박성은

다시 읽는 메밀꽃 필 무렵

010-0000-5638

 

가작

이창헌

이효석 작품 을 읽고서

010-0000-7321

 

가작

김은미

찬란한 개화를 맞이하는 시기

010-0000-9062

 

가작

민병식

이효석 님의 낙엽을 태우면서를 읽고

010-0000-8328

 

가작

정지만

나를() 찾는() 기록, 낙랑아방기(樂浪我訪記)

010-0000-5730

 

가작

김미연

이효석의 을 읽고-여전히 현실도피적인 산,--

010-0000-5503

 

가작

오형은

암도야지의 의미를 찾아서

010-0000-7906

 

가작

손창현

장미 병들다’-인간이라는 도시의 나약함에 대하여

010-0000-7679

 

가작

김서현

이효석 도시와 유령을 읽고

010-0000-9590

 

가작

김시연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포장한 시대의 이면

010-0000-4052

 

가작

김태윤

동이 형에게

010-0000-1636

초등학생

가작

윤주영

마음 아픈 가족과의 이별

010-0000-7925

중학생

가작

윤성욱

허생원이 동이의 아버지가 되기를 응원해요

010-0000-0275

초등학생

가작

전가은

허생원 아저씨에게

010-0000-2351

초등학생

가작

윤성현

나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장돌뱅이

010-0000-0275

중학생

가작

이수민

이효석 선생님의 일생과 메밀꽃 필 무렵에 대한 감상

010-0000-3579

초등학생

가작

김유진

추억을 그리워하는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010-0000-0823

초등학생

가작

이시우

메밀꽃이 만내한 그날 밤-허생원의 일기 중

010-0000-2034

초등학생


사)이효석문학선양회


2 이효석 작품 독후감 응모 이호준 2019-05-20

 

 

1 2019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안내(하반기)-12월 28일까지 접수 관리자 2019-04-04

2019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 요강(하반기)

가산 이효석 선생님의 고귀한 문학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이효석문학선양회에서는 이효석 작품 독후감대회를 열어 많은 분들과 이효석 선생 작품의 아름다움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1. 참가 대상

 - 누구나 (나이, 학력 제한 없이 참가 가능)


2. 대상 작품

- 이효석 선생이 쓰신 작품이면 모두 가능함.


3. 응모 기간

- 71~ 12월 28


4. 응모 방법

- 이메일로 접수하기: 이메일 주소( bomnal2323@hanmail.net )로 보내기


5. 문의

()이효석문학선양회(335-2323)


6. 시상

시상내역

- 최우수(1): 상품 20만원, 기념품, ()이효석문학선양회이사장상

- 우수 (2): 상품 10만원, 기념품, ()이효석문학선양회이사장상

- 장려 (3): 상품 5만원, 기념품, ()이효석문학선양회이사장상

심사위원: 본회 임원과 외부 문인을 위촉함.

시상 방법: 시상한 분의 주소지로 상장과 상품 우송

입상자 발표: 2020년 110,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게재


7. 기타

- 독후감 응모 시 성명, 주소, 연락처를 꼭 기재하시기 바랍니다.(차후 시상에 꼭 필요합니다.)

- 제출하신 독후감이 표절이나 대필로 밝혀질 경우 입상을 취소합니다.

- 응모한 독후감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 입상작은 차후 효석백일장 수상 작품집에 수록할 수 있습니다.


    (사) 이효석문학선양회학선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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